원장님 이야기

9월 이야기

방한숙|2023.01.28| 조회: 121

< 9>

 

무더위는 9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 방림원 일을 도와주신다고 서울에서 회장님이 제주로 내려오셨다. 오시자마자 두 손에 연장을 챙겨 들고 방림원 구석구석을 돌보시더니 이곳에 칡넝쿨이 많이 붙었군하신다. 작업할 곳을 정하시더니 낫 하나 손에 쥐고 우거진 가시넝쿨로 들어가셨다. 엉클어진 넝쿨 속에서 작업하신 회장님 몸에는 땀이 비 오듯 흘러 얇은 여름 작업복은 흠뻑 젖어 있고, 낫을 잡은 손목은 지친 듯 힘이 빠져 보였다.

작업을 대충 끝내고 오후에 사무실로 내려오셨다. 앉자마자 기운이 하나도 없이 하시는 말씀이 작업 도중 안경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어디에 벗어 놨는지, 떨어뜨리셨는지 정신없이 일에 열중하다 보니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방림원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회장님 안경을 찾느라 분주했다. 작업했던 장소를 이 잡듯이 헤집어도 안경을 찾지 못했다. 회장님께서 퇴근 무렵 직원들에게 안경을 찾는 사람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현상금 100만 원을 약속하시고, 힘 빠진 걸음으로 집으로 가셨다. 다음 날 출근도 하기 전에 안경을 찾았다는 전화를 받고 회장님 안색이 밝아지시며 어서 방림원에 가자고 재촉하시는 바람에 서둘러 출근해 안경을 받았다. 안경을 찾아준 사람에게 고맙다며 기분 좋게 답례하셨다.

회장님은 다시 안경을 찾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다. 사실 그 안경은 아들이 회장님 생신을 맞이해 고가의 선물을 해드린 것이었다. 아들에게 선물 받은 안경이기에 특별한 안경이었다. 다시는 잊어서는 안 되는 선물이다. 아들이 선물해준 안경으로 세상을 다시볼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생각한다